- PYRAMID OF HATE
5단계로 이뤄진 피라미드로, 위로 갈수록 삶에 실질적인 위협으로 발전한다. 가장 낮은 단계는 선입견과 편견(Biased Attitudes)이다. 이 단계는 고정 관념과 차이에 대한 두려움,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을 찾음으로써 편향을 정당화하거나 자아 성찰의 부족, 특권 의식의 단계이다. 단계의 상승은 이전 단계의 혐오가 수용 가능하거나 보통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발생한다. 즉 가장 낮은 단계인 편견과 선입견이 수용 가능하거나 이를 가지는 것이 보통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이것의 행동화 단계(Acts of Bias)가 나타난다. 3단계는 시스템차원에서의 차별(Systemic Discrimination), 4단계는 편견에 의한 폭력(Bias-Motivated Violence), 5단계가 대량 학살(Genocide)이다.[1]
- 낙인과 시스템차원의 차별
반복된 편견과 혐오, 차별은 고착화와 구조화로 연결된다. 낙인은 이러한 방식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이다. 낙인 찍힌 집단은 사회에서 소외되고 궁극적으로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게 된다.
배제가 목적인 낙인에는 이를 관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는데, 제거하거나 추방하거나 격리하거나.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침묵과 은둔을 강요한다. 전자의 경우 제거는 중세기의 마녀 사냥, 식민지에서 이루어진 선주민 대량 학살, 나치의 유대인, 소수자 학살 등 제노사이드 수준의 대량 학살뿐만 아니라, 명예살인이나 성소수자들을 목표로 한 증오 살인들이 대표적 사례이며 추방은 난민에 대한 낙인, 격리는 정신장애인 범죄화 여론이 그러하다. 후자의 경우 성소수자 퍼레이드에 대한 반발에 대한 사례를 들 수 있다.[2]
- 정신 의학에서의 낙인[7]낙인의 사례는 정신의학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때 노예상태의 흑인이 자꾸 탈출하는 것을 ‘드라페토매니아(drapetomania)’라는 질병으로 명명
한때 성소수자도 정신장애로 분류했음
조현병은 과거에 정신분열증이라 하였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으로 부정적 낙인이 우려되어 조현병으로 명칭 변경
https://whatilearned.tistory.com/m/72
편견과 같은 낮은 단계에서의 적대성 표현이 수용 가능 혹은 보통이 되는 것은 사회적 배경과 함께 이러질 수 있다. 예컨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단순히 인종차별적인 편견에 머물던 사회적 적대성이 경제위기나 일자리 부족 문제와 같은 계기와 만나 폭력의 행태로 이어질 수 있다.
미연방수사국(FBI)의 통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운동을 시작한 2015년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증오 범죄가 전년에 비해 67% 급증했다. 2010년대 경제위기가 회복되지 않고 일자리 문제가 고조됨에 따라 반히스패닉, 반아시아, 반이슬람의 감정이 확산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혐오 표현 발언들은 반다문화 감정과 태도에 불을 지폈고 2014~16년 사이 폭력이나 소요 사태와 같은 혐오 표현의 공개적인 표출이 급증하게 되었다.[3]
<트럼프의 2015 대선 당시 Hate Speech>
“아랍계 미국인이 9.11 테러에 환호했다”
“great, great wall(미국-멕시코 장벽)”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대규모 추방이 있어야 한다”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
https://www.bbc.com/news/world-us-canada-35041402
- 홀로코스트도 그러했는가?
어떠한 감정과 태도를 가져도 대량학살이 정당화되진 않는다. 그럼에도 독일인만이 유독 유대인들을 대량학살할 만큼의 감정과 태도를 갖고 있었는가?
종교적으로 예수님을 배신하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게 한 장본인들이며, 사회문화적으로는 유대인이 너무 눈에 잘 띄는 이방인 내지는 이교도였다는 점(강한 선민의식, 유대교 바탕의 뚜렷한 정체성, 유대인끼리 공동생활)이라는 배경이 있다. 그러나 이걸로 대량학살을 설명하기엔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 대량학살의 배경을 알기 위해선 인종주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종은 식민지배에 처음 나선 국가 중 하나인 스페인에서 나왔다(raza). 본래 동물 혈통이나 품종을 가르키는 말이었으나 근대로 들어서 과학(분류학)에 의해 인간에게의 적용이 정당화된다. 그러나 인종주의의 출현은 19세기에 들어서부터이다. 우생학이 대표적 사례로 골턴은 두개골로 지능과 계급, 인종을 나눴다. 근데 골턴은 독일인이 아니라 영국인이었다. 즉 인종주의는 유럽에서 일반적인 사상이었다는 것이다.
19세기 후반에서야 통일된 민족국가를 이룬 독일은 오히려 인종주의가 약한 편이었다. 그러나 빌헬름 2세가 즉위하며 독일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황제의 야심으로 본격적인 식민지 쟁탈전에 개입하기 시작하자 바뀌기 시작했다. 이 시기 서아프리카 원주민을 대학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는데 일부 역사가들은 이를 대량학살의 전조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독일의 무리한 공세는 1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이것이 패배로 이어지자 반공주의와 맞물려 극단적 인종주의가 나타나게 되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공산주의 확산으로 유럽 국가들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당시 독일도 좌우대립이 이 때문에 격렬했다. 그러나 문제는 1929 세계대공황. 이로 인해 1차 세계대전 패전국 배상금의 늪에서 회복하는 것으로 보였던 독일은 직격탄을 맞는다.
이에 기득권층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 나치가 스스로 소련 공산세력으로부터 유럽을 지키는 십자군이라고 등장한다. 나치는 인종주의와 반공주의를 결합해 이전에 부정적인 인식대상이었던 유대인들을 이용한다. 독일인들의 돈을 빼앗는 악덕 기업 이미지와 유대인이 사회 비주류라는 것은 이용하기 쉬운 요소였다[4].
하지만 유대인들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저항하지 않았는데 이것은 그들이 살아온 역사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었고 한다. 그 결과 유럽인의 경제적 편견과 인종적 편견은 유대인을 타자로 만들었고 유대인 탄압의 근간이 되었다.[5]
- 다른 대량학살 사례는?
[6]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대량학살 사례는 Pyramid of Hate의 단계를 통해 볼 수 있다. 관동대지진 이전에 일본인들은 조선인에 대한 편견과 멸시 태도를 지니고 있었으며 이것이 5단계 민족 말살로까지 이어졌다.
일본은 메이지유신으로 축적한 근대문명을 대지진으로 한순간에 잃었다. 혼란의 시기 당시 내무대신은 미즈노 렌타로는 조선인에 관한 유언비어를 퍼뜨렸고 불량선인이라는 말도 만들었다. 관동대지진 직후 도쿄아사히신문에서 연재된 소설에선 조선인을 무찔러야 할 적으로 묘사되었다. 이성을 잃은 일본인은 유인비어를 여과없이 신뢰하고 이것이 3단계 차별로 이어졌으며, 이후 군대와 경찰, 자경단에 의해 학살이 이뤄졌다.
연구자는 “일본의 혐한과 혐오 발언에서 나타난 재일한국인에 대한 1・2단계인 선입견과 편견을 계속해서 묵인하고 내버려 둔다면 3・4단계인 차별과 폭력 행위는 과거와 같이 계속해서 발전될 것이고, 관동대지진 당시 5단계인 조선인 학살과 같이 유사한 일은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Q 편견/선입관과 대량학살 사이 반드시 필요한 2가지 중간단계는?
Pyramid of Hate에 따르면 차별(3단계)와 폭력(4단계)가 있다. 4단계가 무조건 대량학살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대량학살은 아래 4단계를 거쳤다. 그리고 피라미드의 발전 여부는 사회적으로 그것을 수용하는냐 혹은 이것을 보통으로 받아들이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이것을 수용하는데에는 경제적인 요인(1929 경제대공황)이나 환경적 요인(관동대지진) 등의 외부사건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수용층의 확산에는 미디어(도쿄아사히신문)나 관계자(나치당, 내무대신)이 기여할 수 있다.
참고자료
[1] https://www.adl.org/sites/default/files/documents/pyramid-of-hate.pdf
https://www.adl.org/media/12060/download
ADL이란? ADL의 미션 - To stop the defamation of the Jewish people, and to secure justice and fair treatment to all...
[2] http://www.mediahealth.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9 혐오에서 낙인까지, 백재중, 건강미디어
[3] http://www.skkuw.com/news/articleView.html?idxno=13050 , 편견에서 집단학살까지, 우리 사회의 시한폭탄, 강동헌, 성대신문
[4] https://weekly.donga.com/List/Series/3/990781/11/2215230/1 인간은 서로 다르지만 동등하다는 자각이 혐오를 벗어나게 할 것, 전진성, 주간동아
[5] 특집: 재난서사와 파국적 상상력 : 편견으로 점철된 반유대주의가 불러온 재난 -나치 수용소 생존자 롤프 크랄로비츠의 수기를중심으로- 신종락
[6] 일본지진을 통해 바라본 혐한(Anti-Korea(n) Sentiment)과 혐오 발언(Hate Speech)에 대한 고찰 –관동대지진과 동일본대지진을 중심으로-, 노윤선
[7] http://www.mediahealth.co.kr/news/articleView.html?idxno=696 , “정신질환은 신화 또는 은유다!”, 신영전, 건강미디어
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55749&no=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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